GTA 주택 강제매각 급증

광역토론토(GTA) 주택시장에서 강제매각(Power of sale)이 급증하고 있다.

강제매각은 모기지 대출을 한 주택 소유주가 상환을 하지 못해 대출기관이 법원의 개입 없이 집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다. 특히 사설 대출업체의 경우는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필요할 때 언제든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고 나선다.

이는 일부 차용인에게 재난을 의미하며, 강제매각이 이뤄지면 해당 대출을 모두 회수하고 남은 금액이 있을 경우 소유주에게 돌려준다.

토론토 중개인 다니엘 포치에 따르면 지난 2월에 35개의 강제매각 리스팅이 있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12개보다 증가한 것이다. 2020년 2월에는 강제매각이 한 건도 없었다.

강제매각 데이터는 일반대중에 제공되지 않지만 포치는 토론토부동산 위원회(TRREB) 매물 리스팅에서 검색으로 일부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포치는 “GTA에서 강제매각이 증가하는 것은 분명 시장을 긴장시키는 신호다. 대출기관이 모기지를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차용인이 매도하거나 새로운 대출업체를 찾아야 한다. 여의치 않을 경우 현재 업체가 강제매각에 나선다. 점점 더 많은 부실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투자를 목적으로 했거나 집을 고쳐서 비싸게 팔려고 한 플리퍼(flipper)들이 시장의 변화와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실패한 증거다”고 주장했다.

아직은 강제매각이 전체 매물의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다.

포치는 “이들은 대부분 투자용이나 사설 대출 또는 세컨드 모기지인 것 같다. 관여된 대출 업체가 하나 이상이다. 레버리지가 위험수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제매각 주택 가운데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반쯤 진행한 것도 상당히 있다. 플립하려다 잘못됐거나 상황이 안 좋을 때 샀을 수 있다. 집값이 정점이던 작년 1월이나 2월에 구입한 경우 리노베이션이 의미가 없어 포기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중개인도 유사한 분석을 통해 온타리오 전역에서 강제매각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모기지 업체도 이자율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에 따라 강제매각이 늘었음을 알렸다.

랜드뱅크 어드바이저 모기지 조나단 깁슨은 “홈에퀴티라인오브크레딧(HELOC)를 사용하여 대출하는 사설 업체들을 많이 봤다. 이제 이자율이 훨씬 높아 가치가 없어져 새 업체를 찾으라고 통보한다. 사설 모기지 갱신은 보통 업체 재량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변동 모기지 고객의 경우 월 상환액이 6~8개월 전 모기지를 받았을 때보다 50~70% 증가했다. 과거에는 대출기관이 중도 상환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제매각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조기 신호이기 때문이다. 모기지 연체율은 90일 미상환을 적용하기 때문에 변화를 감지하기에 너무 늦다.

신용평가기관 에퀴팩스는 “모기지 채무불이행이 약간 늘었지만 아직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2018년과 2019년에 주택을 구입한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에 모기지를 갱신하면서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 관망 바이어 돌아와

 캐나다인들은 높은 이자율과 치솟은 생활비에도 불구하고 언 땅이 녹으면서 주택시장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잠재 바이어들은 지난해 금리가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시장을 관망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내집 장만을 미뤄온 많은 사람들이 다시 구매에 나설 예정이다.

 부동산회사 로열르페이지의 최근 설문조사(전문기관 Maru/Blue가 3월 8~9일에 실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응답자가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단지 필요한 것은 금리에 대한 약간의 안도감일 뿐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 구입 계획을 보류한 응답자의 62%가 시장에 돌아올 계획이다. 특히 응답자의 26%는 올봄 시즌에 집을 찾기 시작할 생각이다. 지난해 금리 급등으로 잠재 바이어의 63%가 구입 계획을 미뤄왔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촉발하자 시작됐다. 그러나 마침내 지난 8일(수)에는 동결했고, 많은 잠재 바이어에게 희망을 안겼다.

 이는 분명 주택 구입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지만, 여전히 중은의 다음 움직임을 지켜보려는 경우도 있다. 내집 마련 계획을 보류한 응답자의 36%는 중은에서 수 차례 금리를 동결하는 경우에만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필 소퍼 로열르페이지 CEO는 “중은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1년에 8번이나 연속으로 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후, 지난 8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최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많은 바이어들이 기다리던 신호였다. 이들이 절실히 원하는 내집 장만을 위해 시장에 뛰어들어도 안전하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은 1년 전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예를 들어, 작년 3월 이전 기준금리는 0.25%였으나 현재 4.5%까지 급등했다. 이에 가까운 시일 내에 시장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는 캐나다인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 주택 구입을 보류한 4명 중 1명(25%)은 서둘러 집을 살 계획이 없다. 이들 중 2/3(67%)가 18세에서 34세 사이로 주로 젊은 층에서 내집 장만을 주저하고 있다.

 한편, 설문조사에서 주택시장에 다시 뛰어들려는 많은 바이어들이 고정 모기지 이자율에 끌리고 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4년 또는 5년 고정, 17%는 단기(1~3년) 고정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변동 모기지를 원하는 응답자는 16%뿐이었다.

소퍼는 “중은은 지난 12개월 동안 올린 금리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올해 중반까지 3%로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필요한 경우 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가까운 장래에 추가 금리 인상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일부 인기 있는 지역에서 매물 재고가 적은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오퍼를 받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 환경이 봄철 주택시장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가 올해 안에 하락으로 방향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효태 기자 | htkim22@gmail.com)

중위소득으로 평균 주택 구입?

캐나다 전역의 주택가격이 지난해 봄에 정점을 찍은 후 큰폭 하락했지만 광역토론토(GTA)에서 내집을 장만하기 위한 여건은 개선되지 않았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평균 집값은 66만2,437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18.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에서 4.5%로 급격히 인상해 많은 주택 구입 희망자들을 관망하게 만들었다.

 온라인 부동산회사 주카사(Zoocasa)가 내집 마련이 합리적으로 가능한 목표인지 확인하기 위해, 20개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소득과 실제 가계 수입을 비교했다.

 주택 가격은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의 지난 2월 자료를, 중위소득은 연방통계청의 2021년 센서스를 기반으로 했다. 또한 주택 구매에 필요한 소득을 결정하기 위해 다운페이먼트 20%, 모기지 이자율 4.74%, 상환기간 30년을 가정했다.

보고서에서 분석된 20개 시장 중 토론토를 포함한 8개 도시는 중위소득으로 평균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나머지 시장은 중위소득 가구가 감당할 수 있으나 대부분 대서양 연안주와 중부의 대평원지대였다.

 전반적으로 온타리오주는 내집을 마련하는데 가장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토론토에서 평균 109만1,300달러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연소득 16만8,712달러를 요구한다. 하지만 이 도시의 중위소득은 9만6,700달러에 불과하다.

 해밀턴-벌링턴의 경우도 평균 83만1,300달러 주택 매입에 소득 12만8,512달러가 필요하지만, 이 지역 중위소득은 10만3,820달러뿐이다.

 전국에서 가장 큰 불일치를 보인 곳은 역시 집값이 가장 비싼 밴쿠버였다. 이 도시의 112만3,400달러 평균주택 구입에 필요한 소득은 17만3,663달러다. 그러나 이곳의 중위소득은 9만8,640달러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반면, 뉴브런즈윅주 세인트존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주요 도시 가운데 중위소득 바이어에게 가장 부담이 없는 시장이다.

이곳의 주택가격이 26만8,400달러로 가계소득 4만1,513달러면 가능하나 중위소득이 8만9,750달러로 2배 이상을 벌고 있다. 만일 재택근무를 해서 출퇴근에 부담이 없거나 전원의 경치를 만끽하면서 내집에서 살고 싶다면 한번쯤 고민해 볼만도 하다. 

사스캐처원주 레지나도 중위소득(10만6,340달러)이 평균 주택(31만200)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소득(4만7,963)의 2배 이상이다.

앨버타주 에드먼턴 또한 집 장만이 쉬운 지역으로 36만5,100인 평균 주택을 구입하는데 5만6,438달러의 소득이 필요했다. 에드먼턴의 중위소득은 10만7,450달러로 충분한 여유가 있다. (김효태 기자 | htkim22@gmail.com)

물가상승률 5.2%로 둔화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5.2%로 둔화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밥상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을 했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인해 1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이는 전달(5.9%)보다 떨어지며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폭의 둔화를 기록한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해 2월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가 큰 영향을 받으면서 국내 물가지수도 급등(5.7%)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작년 동기대비 물가의 상대적인 하락이 폭넓게 예상돼 왔으며,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5.3%를 예측했었다.

지난 2월의 물가지수는 작년 6월의 정점(8.1%)보다 상당히 낮지만, 캐나다 중앙은행이 목표로 삼은 2%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체 물가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가격은 ​​높은 상승률을 유지해 서민들의 먹거리 걱정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 기간 식품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0.6%나 뛰면서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 작물 질병과 허리케인으로 인한 오렌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과일 주스가 15.7%, 시리얼은 14.8% 각각 뛰었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연간 4.7% 떨어지면서 에너지부문 물가는 전년 대비 0.6% 하락했다. 기름값은 2021년 1월 이후 처음 연간 하락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의 경우 연간 4.8% 올랐다. 이는 전달(4.9%)보다 소폭 낮아진 것이다.

  국내 인플레이션은 작년 6월 8.1%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둔화하고 있다.

 한편,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려 왔으나 이달 초에는 현행 4.5%로 유지했다. 중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작년 3월부터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온 이후 처음였다.

중은이 금리결정의 지표로 삼는 변동성이 큰 물품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도 지난 2월 5.37%로 전달(5.57%)에서 완화됐다. 따라서 중은에서 한동안 금리인상을 멈출 것으로 확실시 된다.

 이 기간 주별 물가상승률은 온타리오가 5.1%(전달 5.6%), B.C주 6.2%(6.2), 퀘벡 5.6%(6.2), 앨버타 3.6%(5) 등이다.

 도시별로는 토론토가 5.1%(전달 6), 밴쿠버 5.9%(5.9), 몬트리얼 6.3%(6.6), 오타와 5.4%(6), 퀘벡 5.9%(6.4)로 나타났다.

이 기간 미국의 연간 인플레이션율도 6%로 전달(6.4%)에서 둔화했다. (김효태 기자 | htkim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