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는 왜 시간의 흐름을 두려워하는가? <올드>

(B25)영화-Old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죽음은 시간의 문제다.

미친 속도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기이한 해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도발적인 세계관으로 평단과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은 타임 호러 스릴러로 이번 여름 가장 기이하고 잊지 못할 경험으로 기억될 것이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빅키 크리엡스, 토마신 맥켄지

낯선 땅에 뿌리내린 희망 <미나리>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의젓한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은

여느 그랜마같지 않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한데…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감독: 리 아이작 정, 주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S. 김, 노엘 조, 윌 패튼

너의 편이 돼줄게 <고백>

국민 일인당 천원씩 일주일 안에 1억 원이 되지 않으면 유괴한 아이를 죽이겠다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다. 천원 유괴사건이 전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는 사이, 사회복지사인 ‘오순’이 돌봐주던 ‘보라’라는 아이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되고, 보라 역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건을 조사하던 신입 경찰 ‘지원’은 보라 아버지는 물론 학대부모들의 불의를 참지 못했던 오순을 의심하는데…학대하는 부모, 구해주는 유괴범. 우리는 누구 편에 서야 하나?

아동학대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고발하며 세상 모든 아이들이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여운을 담아 관객과 현실에 관한 공감대를 조성한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아이들의 편이 되어줄 것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감독: 서은영, 주연: 박하선, 하윤경, 감소현

모두를 사랑한 故 김수환 추기경 어린 시절 < 너머>

(61)영화1-저 산 너머

1928년 일제강점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와 아픈 아버지를 위해 신부보다 인삼장수가 되고 싶은 7살 소년 수환은 자신의 마음밭에 심어진 믿음의 씨앗을 키워가며 저 산 너머에 있을 고향을 찾아간다.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라고 늘 기도하신 김수환 추기경, 고통의 시기를 함께 이겨내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희망, 따뜻한 감동의 메시지를 전한다.
 감독: 최종태, 주연: 이경훈, 이항나, 안내상, 강신일, 송창의, 이열음

조선의 시간과 하늘을 만들고자 한 세종과 장영실! <천문>

(90)영화-천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세종. 관노로 태어나 종3품 대호군이 된 천재 과학자 장영실. 세종과 장영실은 신분 격차를 뛰어넘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조선 시대 경제 발전에 있어 농업이 가장 중요했던 만큼 날씨와 계절의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했기에 과학 기구의 발명은 필수적이었고, 이러한 세종의 꿈을 장영실이 이뤄내며 두 천재는 엄청난 신분 차이를 뛰어 넘는 특별한 관계를 20년간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세종은 장영실을 문책하며 하루아침에 궁 밖으로 내치고, 그 이후 장영실은 자취를 감추는데…

감독: 허진호, 출연: 최민식, 한석규, 신구, 김홍파, 허준호, 김태우

남과 북을 집어삼킬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아라 <백두산>

(90)영화1-백두산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 발생.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추가 폭발이 예측된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전유경’(전혜진)은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이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과 접선에 성공한 ‘인창’. 하지만 ‘준평’은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인창’을 곤란하게 만든다.

한편, ‘인창’이 북한에서 펼쳐지는 작전에 투입된 사실도 모른 채 서울에 홀로 남은 ‘최지영’(배수지)은 재난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사이, 백두산 마지막 폭발까지의 시간은 점점 가까워 가는데…!

감독: 이해준, 김병서, 출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수지

사활을 건 대결! 신의 한 수를 두시겠습니까? <신의 한 수: 귀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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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둘 중 하나야 놀이터가 되던가, 생지옥이 되던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 ‘귀수’. 유일하게 기대던 스승 허일도마저 잃고 홀로 살아남아 세상을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운명의 선택은 신(神)의 놀음판에 있다!

자신을 사지로 내몬 냉혹한 내기바둑판으로 뛰어든 귀수(권상우)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귀신 같이 바둑을 두는 자들과 대결을 펼치는데… 만화적 상상력과 리듬감을 담은 독특한 스타일의 범죄 액션 영화다.

2014년 충무로에서 바둑과 액션의 만남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화제작 <신의 한 수>가 2019년 11월 극장가에 컴백했다.

감독: 리건, 출연: 권상우, 김희원, 김성균, 허성태, 우도환, 정인겸, 원현준

악의 편에 설 것인가 악에 맞설 것인가 <사자>

(90)영화-사자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손바닥에 생긴 것을 발견하고, 도움을 줄 누군가가 있다는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안신부’(안성기)를 만나 자신의 상처 난 손에 특별한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용후’. 이를 통해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악(惡)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강력한 배후이자 악을 퍼뜨리는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을 찾아 나선 ‘안신부’와 함께 하게 되는데…!

판타지적 상상력이 더해진 다이내믹한 볼거리와 파워풀한 액션으로 짜릿한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감독: 김주환, 출연: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이승준, 최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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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의 만남… <기생충>

(90)영화1-기생충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같이 잘 살고 싶었던 백수 가족의 엉뚱한 희망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극의 전개는 현실과 인생의 특성이기도 한 희비극적 정서를 충격과 공감으로 전해준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손잡다! <악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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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 보스 장동수와 범인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정태석.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연쇄살인마 K를 잡기 위해 손잡는다.

먼저 잡는 사람이 놈을 갖는다는 조건을 내건 채. 서로를 이용하지만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두 사람, 둘은 과연 각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모순적 상황이 주는 긴장과 예측할 수 없이 전개되는 드라마가 한시도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감독: 이원태, 출연: 마동석, 김무열, 김성규, 유승목, 최민철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극한직업>

(96)1극한직업

낮에는 치킨장사! 밤에는 잠복근무! 지금까지 이런 수사는 없었다!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는 마약반!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팀의 맏형 고반장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고 장형사, 마형사, 영호, 재훈까지 4명의 팀원들과 함께 잠복 수사에 나선다.

마약반은 24시간 감시를 위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게 되고, 뜻밖의 절대미각을 지닌 마형사의 숨은 재능으로 치킨집은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수사는 뒷전, 치킨장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마약반에게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범인을 잡을 것인가, 닭을 잡을 것인가!
감독: 이병헌, 주연: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전 세계를 울린 美친 걸작 <가버나움>

(96)3가버나움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칼로 사람을 찌르고 교도소에 갇힌 12살 소년 자인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신분증도 없고, 출생증명서도 없어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자인. 법정에 선 자인에게 왜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지 판사가 묻자 자인이 대답한다.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이 끔찍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 게 그들이니까요.’ 올해 칸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나딘 라바키의 <가버나움>이 담아낸 베이루트와 그곳 사람들의 모습은 참담하다.

몇 명인지 알 수 없는 아이들이 뒤엉켜 사는 혼란스런 집안모습에서 시작해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비열한 거리에 내몰린 갈 곳 없는 아이들의 모습은 지옥도를 보는 듯 절망적이다.

아이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파격적인 스토리지만, 영화는 법정드라마를 따라가기 보다는 희망 없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온기 있는 카메라로 담아낸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캐스팅에도 신경을 썼는데, 주인공 자인 역을 맡은 배우는 실제 거리에서 배달 일을 하던 10세 소년을 캐스팅했고, 동생 역을 맡은 여자 아이는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거리에서 껌을 팔던 소녀를 캐스팅했다.
감독: 나딘 라바키, 출연: 자인 알 라피아, 요르다노스 쉬페라우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배팅하는 사람 <국가부도의 >

(78)영화1-국가부도의 날

1997년,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한편,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역배팅을 결심,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리 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대책팀 내부에서 위기대응 방식을 두고 시현과 ‘재정국 차관’(조우진)이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하는데…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 <공작>

(73)2공작

1993년, 북한 핵 개발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된다. 정보사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에 스카우트된 박석영(황정민)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캐기 위해 북의 고위층 내부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는다.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조진웅)과 대통령 외에는 가족조차도 그의 실체를 모르는 가운데 대북사업가로 위장해 베이징 주재 북 고위간부 리명운(이성민)에게 접근한 흑금성. 그는 수 년에 걸친 공작 끝에, 리명운과 두터운 신의를 쌓고 그를 통해서, 북한 권력층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1997년. 남의 대선 직전에 흑금성은 남과 북의 수뇌부 사이 은밀한 거래를 감지한다. 조국을 위해 굳은 신념으로 모든 것을 걸고 공작을 수행했던 그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휩싸이는데…
감독: 윤종빈, 출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천 년의 비밀 <신과함께인과 >

(73)1신과함께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그들도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강림(하정우)은 원귀였던 수홍(김동욱)을 자신들의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다. 저승법 상 원귀는 소멸되어야 마땅하나 염라대왕(이정재)은 저승 삼차사에게 새로운 조건을 내걸며 강림의 제안을 수락한다. 염라의 조건은 성주신(마동석)이 버티고 있어 저승 차사들이 가는 족족 실패하는 허춘삼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내려간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 하지만 성주신의 막강한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중 우연히 그가 천 년 전 과거에 해원맥과 덕춘을 저승으로 데려간 저승 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스로도 기억 못하는 과거에 대한 호기심으로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과 거래를 시작하는데…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예측 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선택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73)3미션

전 세계 최강의 스파이 기관 IMF의 최고 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그의 팀은 테러조직의 핵무기 소지를 막기 위해 미션에 착수한다. 에단 헌트는 작전 수행 중 예상치 못한 결단을 내리게 되고, 중앙정보국 CIA는 그를 견제하기 위해 상급 요원 어거스트 워커(헨리 카빌)를 파견한다. 최악의 테러 위기와 라이벌의 출현 속, 팀이 행한 모든 선의의 선택들이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면서 미션은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데…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출연: 톰 크루즈, 헨리 카빌, 빙 레임스, 레베카 퍼거슨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걸맞은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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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여자.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약혼자 우진과 함께 탄 차로 사람을 죽인 지민. 그날 밤 이후 죽은 여자가 나타나는 끔찍한 환각을 겪는다. 견디다 못한 그녀는 결국 경찰에 찾아가지만, 자신의 기억 속 교통사고가 실재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사라지지 않는 의문 속에 그녀의 일상은 점점 공포스러워지고, 방관하는 약혼자 우진, 그리고 사건 이후 자신의 주변을 감시하는 차 형사로 인해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드는데…몇 번을 반복해 조각들을 맞춰야 하는 퍼즐처럼 진실과 거짓 사이를 오가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팽팽한 서스펜스가 백미다.
감독: 고경민, 출연: 남규리, 이천희, 이규한, 동현배, 김재범

진화는 위기가 된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93)쥬라

탄생 25주년을 맞는 [쥬라기 공원]의 다섯 번째 영화. 지상 최대의 테마파크 ‘쥬라기 월드’가 폐쇄된 이후 화산 폭발 조짐이 일어나자,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공룡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이슬라 누블라 섬으로 떠난다. 한편, 진화된 공룡들을 이용하려는 세력의 거대한 음모가 드러나고, 절대 지상에 존재해선 안될 위협적 공룡들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등장하게 되는데…전편에 이어 또 한 번의 유전자 조작 공룡인 ‘인도누미스 랩터’가 등장해 더 커진 스케일을 보여준다.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전 국민을 웃긴 추리 콤비가 돌아왔다 <탐정: 리턴즈>

(93)탐정

역대급 미제사건을 해결한 추리 콤비,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 드디어 대한민국 최초 탐정사무소를 개업하고,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까지 영입하며 탐정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꿈과 현실은 다른 법! 기다리는 사건 대신 파리만 날리고, 생활비 압박에 결국 경찰서까지 찾아가 몰래 영업을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기다림 끝에 찾아온 첫 의뢰인. 게다가 성공보수는 무려 5천만 원! 자신만만하게 사건을 받아 든 세 사람은 파헤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스러운 증거들로 혼란에 빠지기 시작하는데…”우리가 가는 길 미제사건이란 없다”
감독: 이언희, 출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서영희, 이일화, 남명렬

오직 ‘덕후’만이 창조할 수 있는 세계 <레디 플레이어 >

(93)레디

빈부격차가 더욱 극심해진 2045년, 사람들의 유일한 해방구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가상의 게임 세상 오아시스뿐이다. 개발자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가 남긴 미션 3개를 가장 먼저 푸는 사람에게 오아시스 소유권이 상속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진다. 컨테이너 빈민촌에 사는 ‘왓츠’(타이 쉐리던)는 ‘할리데이’에 대한 순수한 존경의 마음으로 첫 번째 미션을 달성하지만, 이권을 차지하려는 기업 IOI에게 목숨을 위협당한다. ‘왓츠’는 오아시스에서 만난 ‘사만사’(올리비아 쿡)와 동료들과 마지막 미션을 풀기 위해 힘을 합치는데… 오직 ‘덕후’만이 창조해낼 수 있는, ‘덕후’를 향한 찬사로 가득한 세계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가상의 게임 세계 오아시스를 창조했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마크 라이런스, 사이먼 페그, 올리비아 쿡, 타이 쉐리던

퍼즐의 조각이 맞춰지며 온기가 더해진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94)나미야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도둑 ‘아츠야’(야마다 료스케)와 친구들은 잡화점 문 틈으로 ‘생선가게 뮤지션’이라고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이들은 호기심에 열어 본 편지가 32년 전에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장난삼아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는 사이 또다시 편지가 도착하고,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우연이 아닌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것임을 알게 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소설 원작. 접점 없던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퍼즐 조각처럼 제자리를 찾아가며 영화는 점차 온기로 채워진다. 일본 아카데미 각본상,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하여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감독: 히로키 류이치, 출연: 야마다 료스케, 니시다 토시유키, 오노 마치코

욕망하는 인간의 환상적 고백 <셰이프 오브 워터>

(92)영화2-셰이프

사랑을 고백하는 인간을, 그리고 그 욕망을 환상적으로 비춘다. 소품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미장센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삼는다. 주인공 엘리사(샐리 호킨스)는 어린 시절 버려져 고아로 자라며 목소리를 잃은 채 살아가는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청소부다. 그의 하루는 달걀을 삶으며 욕조에서 자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실험실에 온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가 수조에 갇힌 채 들어온다. 엘리사는 신비로운 그의 모습에, 마치 첫눈에 반한 듯 이끌린다. 두려움도 없이 괴생명체에게 다가가 달걀을 건네고 음악을 들려준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리차드 젠킨스, 더그 존스

숨겨선 안될 이야기, 시대를 맞이하다 <1급기밀>

(92)영화1-1급

1998년 2월, 국방부 조달본부에서 외자조달 업무를 하던 고(故) 박대기 구매담당관에 의해 조달본부의 비리가 MBC ‘2580’과 일간지에 폭로됐다. 2002년 3월, 공군 시험평가단 부단장이었던 조주형 대령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F-X사업’의 시험 평가 과정에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고 여론에 제보했다. 2009년 10월, 현역 해군 장교였던 김영수 소령이 MBC ‘PD수첩’에 출연해 해군 납품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영화 <1급기밀>은 방산 비리에 얽힌 실제 사건들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이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해 국가라는 거대 조직과 개인의 싸움을 그린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말하겠다는 고 홍기선 감독의 신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방산비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됐다. 이후 8년간 투자를 거부당하는 등 고초를 겪으며 난산 끝에 태어났다.
감독: 홍기선, 출연: 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 신승환

넥타이 부대와 촛불 세대에 바치는 ‘대한민국’ 헌정 영화 <1987>

(94-1)1987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멸을 위해 박처장(김윤석)의 주도 하에 경찰은 시신 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 당일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붙인다. 단순 쇼크사인 것처럼 거짓 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 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가리키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박희순)등 형사 둘만 구속시키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 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하게 되는데…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죄를 심판한다! 일곱 개의 지옥과 일곱 번의 재판 <신과함께죄와 >

(92)2신과함께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차태현), 그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이 나타난다. 자신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도 않는데 덕춘은 정의로운 망자이자 귀인이라며 그를 치켜세운다. 저승으로 가는 입구, 초군문에서 그를 기다리는 또 한 명의 차사 ‘강림’(하정우), 그는 차사들의 리더이자 앞으로 자홍이 겪어야 할 7개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줄 변호사이기도 하다. 염라대왕에게 천 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들, 그들은 자신들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하지만, 각 지옥에서 자홍의 과거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는데…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함께’를 스크린화 한 것이다.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

 아픈 역사 바라보는 카메라의 한계 <군함도>

(97-1)군함도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이다. 일제 강점기, 많은 조선인들이 징용돼 강압적으로 하루 12시간 이상 석탄 채굴 작업에 동원되며 탄광 사고, 영양실조 등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너무도 아픈 역사를 소재로 관객들의 가슴에 뜨거운 울림을 전달한다. ‘군함도’의 첫 장면은 지하 1000m 아래 갱도를 향해, 마치 지옥 구덩이에 입성하듯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와 그 안을 빽빽이 채운 벌거벗은 조선인들을 조명한다. 여기에 흑백 화면 구성이 겹쳐지며 ‘군함도’가 과거 역사에 기반을 둔 영화임을 밝힌다. 그러나 이윽고 컬러 화면으로 전환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군함도에 만연한 폭력과 강압, 가학적 노동 장면은 현실감을 전달한다.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윤경호

한 여인의 비극적인 25년 <시간 위의 집>

 (97-1)시간

‘월드스타’ 김윤진 주연의 미스터리 하우스 스릴러. 봄바람을 타고 날아온 영화는 훈훈한 봄 날씨와 상반되는 서늘함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스무해가 넘도록 아무도 찾지 않던 ‘시간 위의 집’에, 25년간의 고된 수감 생활 후 병보석으로 풀려난 여인 미희가 돌아온다.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죄목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미희는 여전히 살기가 가득한 집의 한가운데 우두커니 앉아, 그동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진짜 살인자를 소리 없이 기다린다. 한 작품 안에서 평범한 가정주부이던 1992년의 미희와, 비극의 세월 속에서 침묵한 2017년의 노인 미희를 상반적으로 연기하며 관객의 시선을 잡아끈다. 퍼즐처럼 엮어있던 미스터리가 모두 해소될 때 휘몰아치는 감정의 파고 속으로 관객을 유도한다.
감독: 임대웅, 출연: 김윤진, 택연, 조재윤, 이한위, 박준면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인간이다 <아뉴스 데이>

(97-2)아뉴스

1945년 폴란드, 마틸드(루 드 라주)는 전장에서 부상당한 자국 군인들을 치료하는 프랑스인 의사다. 어느 날 한 폴란드인 수녀가 병원으로 다급하게 뛰어와 도움을 청한다. 그를 따라 도착한 수녀원엔 러시아 군인들에게 집단으로 강간당한 후 임신한 폴란드인 수녀들이 있다. 마틸드는 비밀리에 병원과 수녀원을 오가며 수녀들을 돌본다. 자책감에 시달리던 수녀들도 마틸드의 진심 어린 위로에 마음을 연다. 하지만 원장 수녀(아가타 쿠레샤)만큼은 은폐하는데 몰두한다. 2차대전 기간 중 군인들에게 강간당한 채 방치돼 있던 수녀들을 치료하고, 수녀원의 회복과 재건을 위해 힘쓴 프랑스인 의사 마들렌 폴리악의 실화에 기반한다. 원치 않는 생명을 잉태한 수녀들은 신의 존재와 믿음에 대해 끝없이 물음을 던진다. 비극을 감싸안으며 새 희망에 도달하는 결말은 아름답고 풍요롭다. ‘아뉴스 데이'(Agnus Dei)는 ‘신의 어린양’이란 뜻이다.
감독: 안느 퐁텐, 출연: 루 드 라쥬, 아가타 부젝, 뱅상 맥켄, 요안나 쿨리크

스칼렛 요한슨의 몸으로 재탄생된 SF <공각기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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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가까운 미래, 강력 범죄와 테러 사건을 담당하는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 인간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탄생한 특수요원이자 섹션9을 이끄는 메이저(스칼렛 요한슨)는 세계를 위협하는 음모를 지닌 범죄 테러 조직을 저지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첨단 사이버 기술을 보유한 ‘한카 로보틱스’를 파괴하려는 범죄 테러 조직을 막기 위해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이 나서기 시작하고 사건을 깊이 파고들수록 메이저는 자신의 과거와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는데…1995년 공개된 오시이 마모루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원작에 큰 영향을 받은 <블레이드 러너>와 <매트릭스>의 세계관과 할리우드 드라마의 전형적인 공식을 차용하고 있다. 기계에 스스로 잠식된 미래 사회의 암울함이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감독: 루퍼트 샌더스, 출연: 스칼렛 요한슨, 마이클 피트, 줄리엣 비노쉬

그녀가 사라졌다! 예측불허의 반전 스릴러 <걸 온 더 트레인>

(97-2)걸온더

 통근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메건의 일상을 관찰하던 알코올 의존자 레이첼이 메건 실종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용의자로 지목되며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혼 후 알코올 의존자로 살아가며 매일 같은 열차 안에서 전에 살던 집 부근을 바라보는 레이첼. 우연히 레이첼의 관찰 대상이 된 메건과 스콧은 완벽해 보이는 부부의 모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신과 가족 주변을 맴도는 레이첼을 경계하는 애나는 레이첼 전 남편 톰의 현재 아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폴라 호킨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에밀리 블런트의 폭발적 열연, 숨막히는 긴장감과 예측불허의 반전의 미스터리 스릴러다.
감독: 테이트 테일러, 출연: 에밀리 블런트, 헤일리 베넷, 루크 에반스, 레베카 퍼거슨

흑인 청년의 고요한 인생 소나타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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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로 미국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흑인 남자의 성장담이다. 3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몸집이 왜소해 ‘리틀’로 불리던 왕따 아이가 사춘기 소년 ‘샤이론’으로, 청년 ‘블랙’으로 성장해가는 20년의 과정을 통해 정체성, 가족, 사랑을 깊숙이 탐구한다. 마약에 찌든 홀어머니 아래 외롭게 자라는 내성적인 소년 리틀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피해 숨어들어간 창고에서 마약거래상 후안을 만나게 된다. 아버지같은 듬직함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하나씩 알려주는 후안으로 인해 조금씩 변화해간다.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균형 잡힌 연기, 시적인 대사,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영화 전편을 관통하는 섬세한 감수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기존 흑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의 틀을 훌쩍 뛰어넘은 보편성과 신선함은 충격적이다.
 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알렉스 R. 히버트, 애쉬튼 샌더스, 트레반트 로즈

남북한 ‘의형제’는 용감했지만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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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제작된 위조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들을 잃게 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동판을 찾아야만 하는 북한은 남한으로 숨어든 조직의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역사상 최초의 남북 공조수사를 요청하고, 그 적임자로 철령을 서울에 파견한다. 한편, 북한의 속내가 의심스런 남한은 먼저 차기성을 잡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고,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에게 공조수사를 위장한 철령의 밀착 감시를 지시한다.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진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감독: 김성훈, 출연: 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사실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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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김태리)의 입은 굳게 닫혀있다. 그녀가 말을 할 수 없기에 마음의 빗장이 닫힌 건지 그 반대인지는 알 수 없다. 그녀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다. 주로 지하철역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매번 술에 전 아버지가 모진 욕과 폭언을 퍼붓는 그녀의 집은 지옥 같다. 그날 문영은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 집을 나와 버린다. 무작정 길을 걷다가 소란한 소리에 이끌려 가보니 한 여자(정현)가 대문 앞에서 누군가를 부르며 고래고래 소리를 친다. 아마도 헤어진 남자친구와의 앙금이 남은 모양이다. 문영은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다가 여자에게 발각되고 만다. 영화는 두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자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 김소연, 출연: 김태리, 정현

메시지의 선명함과 장르영화로서의 박진감 <부산행>

(97-1)부산

펀드매니저인 석우(공유)는 엄마가 보고싶다는 딸 수안(김수안)의 부탁에 따라 부산행 KTX에 오른다. 이때 원인 모를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열차에 탑승하고, 좀비가 된 그녀가 승무원을 물어뜯기 시작하며 객실 내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간다. 도심은 이미 감염자로 마비된 상황! 더 이상 피할 곳 없는 임산부 성경(정유미)과 그의 남편 상화(마동석) 등, 객실 안 사람들은 달리는 열차 내에서 생존을 건 사투를 시작한다. 살벌한 상황과 대조되는 은근한 배경음악은, 공포 상황을 벗어나야만 하는 주인공들의 막연한 마음을 부각시킨다. 한국사회의 ‘자본 놀음’의 부도덕함을 꼬집는다. 그 놀음에 의해 극한의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이 얼마큼 이기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감독: 연상호,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안소희, 최우식, 김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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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차가운 도시 남자 <레전드 오브 타잔>

(97-3)타잔

난파된 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아 부모님과 함께 밀림에 남겨진 갓난아기. 곧 부모를 여의고 홀로 남아 유인원의 손에서 길러진 아이.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 익숙한 타잔 이야기는 회상 장면에서만 잠시 등장할 뿐이다. 영화는 관객이 타잔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밀림에서 벗어난 뒤 문명사회에 완전히 정착한 타잔에서 출발한다. 그레이스토크 백작이자 존 클레이튼 상원의원이 된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은 밀림의 세계를 그리워하지도, 지금의 삶을 낯설어하지도 않는 차가운 도시인이다. 그는 자신을 타잔이라고 부르는 이에게 딱딱하게 말한다. “나는 타잔이 아닙니다. 나는 존 클레이튼 3세입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콩고를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타잔을 이용하려 한다.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마고 로비, 크리스토프 왈츠

욕된 땅의 딸들, 그 설운 삶에 대하여 <귀향>
(97-1)귀향
 “야, 보라. 벌써부터 개떼처럼 몰려왔다.” 평균 나이 16살, 조선의 소녀들은 일제의 손에 정신대로 끌려간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소녀들은 일본군의 성욕을 ‘위로’하는 위안부가 된다. 위안부 생활은 지옥이다. 생리 때든 아니든 매일같이, 온몸으로 수많은 일본군을 받아내야 했다. 병에 걸려 이용가치가 없어질 때 불에 태워진다. 1943년, 14살이던 ‘정민’(강하나)이도 그렇게 그곳으로 끌려간다. 제국은 약한 것을 강간한다. 약소국의 땅을 헐벗기고 제국의 규율을 박아 넣는다. 욕된 땅의 딸들이 그 과정에서 제일 먼저 스러진다. 맨몸으로 사회 밑바닥을 뒹군 그녀들은 조국이 무능해서 성과 목숨을 내놓은 피해자다. 국민 크라우드 펀딩과 제작진의 열정으로 14년 만에 완성된 <귀향>. 타지에서 죽어간 소녀들의 넋을 영화가 귀향시킬 수 있을까.
 감독: 조정래, 출연: 강하나, 최리, 손숙, 서미지, 정무성, 오지혜

허술하지만 흥미진진한 장르물 <무수단>
(97)무수
비무장지대에서 원인불명의 사망과 실종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특전대 엘리트 출신의 조진호(김민준)를 팀장으로 하는 최정예 특임대가 구성된다. 조진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팀장에는 생화학 주특기 장교 신유화 중위(이지아)가 임명된다. 특임대는 24시간 내에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사고의 실체를 파악해 오라는 명령을 받고 비무장지대에 잠입한다. 그러나 그곳에 들어선 순간 심상치 않은 흔적들이 발견되고, 대원들도 하나 둘 씩 이상한 징후를 감지하기 시작하는데… 감독이 군복무 당시 GP 통문과 비무장지대 수색 중 느꼈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휴전선으로부터 남, 북으로 각각 2km의 모든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하는 미스테리한 사건을 소재로 한 점이 신선하나 허술한 서사와 전개 등이 눈에 띈다.

감독: 구모, 출연: 이지아, 김민준, 도지한


인류와 과학은 위대,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 <마션>

(97-2)마션

NASA 아레스 3 탐사대는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나고 팀원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 그를 남기고 떠난다. 극적으로 생존한 마크 와트니는 남은 식량과 기발한 재치로 화성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려 노력한다. 마침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 된 마크 와트니, NASA는 총력을 기울여 마크 와트니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레스 3 탐사대 또한 그를 구출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게 되는데…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영화는 SF 우주 영화에 근접하게 완성되었다. 화성이라는 행성에 홀로 고립된 지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바로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다.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맷 데이먼, 제시카 차스테인, 세바스찬 스탠

왜, 사서 고생하냐고요? <에베레스트>

(97-3)에베레스트

에베레스트 등반 산업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1996년. 뉴질랜드 산악인 롭 홀(제이슨 클락)은 등반대 ‘어드벤처 컨설턴트’를 이끌고 세계최고봉(8,848m)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스콧 피셔(제이크 질렌할)가 이끄는 ‘마운틴 매드니스’ 등 여러 경쟁 업체들도 에베레스트 정복을 꿈꾸며 속속 몰려든다. 이들은 심장을 얼어붙게 하는 추위와 뇌를 조여 오는 기압, 열악한 기후에 맞서며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자연을 정복했다고 하기엔 이르다. 위험천만한 하산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위험할 줄 알면서도 기어코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귀향이 보장되지 않는 산길에 성큼성큼 발길을 내딛는 사람들, 대자연에 자신의 운명을 배팅한 사람들. 산악인들의 삶은 그래서 그 차제로 극적이다. 자연에 도전했다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실화다.

감독:발타자르 코루마쿠르, 출연: 제이슨 클락, 조슈 브롤린

작다고 무시하면 섭섭하죠 <앤트맨>

(97-2)앤트

생계형 도둑인 스콧 랭(폴 러드). 딸에게 멋진 아빠이고 싶지만, 전과기록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신세다. 그런 그에게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핌 입자를 개발한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이 찾아와 ‘앤트맨’이 되어 줄 것을 요청한다. 딸을 위해 앤트맨이 되기로 결심한 스콧 랭은 행크 핌과 그의 딸 호프(에반젤린 릴리)의 도움을 받아 히어로의 면모를 갖추어간다. 마블의 ‘NEW 히어로’보다는 ‘대부격 히어로’가 적절한 표현으로 여겨진다. 향후 ‘어벤져스’ 팀과의 연계에 대한 기대도 확실히 심어다. 초소형으로 작아지는 설정은 그 능력에 있어 대척점에 있는 헐크와 옥신각신 하기에 더 없이 좋고, 생계형 좀도둑이었다는 과거는 자타가 공인하는 ‘돈의 맛’(자본)의 대가 아이언맨과 으르렁 거리기에 좋으며, ‘애 아빠’라는 설정은 호크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마이클 더글러스, 에반젤린 릴리, 헤일리 앳웰

(97-2)미라클

벨리에 농장의 딸 폴라(루안 에머라)는 청각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집안에서 유일하게 음성언어를 쓸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부모가 의사와 성병 상담을 할 때든 섹스 중이던 동생이 라텍스 알레르기를 일으켜 쓰러졌을 때든 폴라는 가족의 모든 일에 관여해 세상과의 통역을 도맡아야 한다. 일찌감치 철이 든 폴라는 가족 내에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불평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합창부에 입부한 뒤 폴라는 자신이 가창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폴라는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은 욕망과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 사이에서 갈등한다.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전하는 자녀교육 지침.

 감독: 에릭 라티고, 출연: 루안 에머라, 까랭 비야, 프랑수아 다미앙

(97-1)오피스

어느 날 한 가족의 가장이자 착실한 회사원인 김병국 과장이 일가족을 살해하고 사라졌다. 이에 형사 종훈은 그의 회사 동료들을 상대로 수사를 시작하지만 모두들 말을 아끼고, 특히 김과장과 사이가 좋았다는 이미례 인턴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눈치다. 게다가 종훈은 김과장이 사건 직후 회사에 들어온 CCTV 화면을 확보하지만, 그가 회사를 떠난 화면은 어디에도 없어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한편, 김과장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동료들은 불안에 떠는 가운데, 이들에게 의문의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데… 많은 면에서 드라마 <미생>을 떠올리게 한다. 여러 묘사를 통해 직장생활의 생생함을 전달한다. 그러나 칼을 든 채 지금의 사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잔혹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슬픔과 공감을 동반하는 드라마다.

 감독: 홍원찬, 출연: 고아성, 박성웅, 배성우, 류현경, 김의성

(97-2)마리

눈과 귀가 먼 소녀 마리(아리아나 리부아)의 부모는 딸을 라네이 수도원에 맡기려 하지만 거절당한다. 마리의 자유로운 영혼을 본 마가렛 수녀(이자벨 카레)는 자신이 마리를 가르치겠다고 설득해, 그녀를 수도원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누구와도 소통해본 적 없는 마리를 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 오랜 고생 끝에 드디어 마리는 마가렛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게 되고 매일 눈에 띄게 밝아지지만, 마가렛의 병세는 점점 나빠져간다. 나무에 오른 마가렛이 내민 손에 마리의 손에 포개질 때, 수개월이 지나도록 악다구니를 부리던 마리가 갑자기 마가렛 수녀의 뜻에 따라 수화를 따라할 때의 감동은 묵직한 쾌감을 안긴다. 지난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버라이어티 피아제 그란데상을 수상했다.

 감독: 쟝 피에르 아메리스, 출연: 이자벨 카레, 브리지트 카틸롱, 아리아나 리부아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특권층에 퍼붓는 통쾌한 액션 <베테랑>

(97-1)베테

광역수사대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중고차 불법 매매 사건을 처리하고 한숨 돌리던 차에, 알고 지내던 화물 트럭 운전사인 배 기사(정웅인)의 어린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배 기사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청업체로부터 밀린 임금도 받지 못하고 해고 통지를 받고, 부당 해고에 항의하기 위해 본사인 신진물산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다 신진물산의 기획실장인 조태오(유아인)의 눈에 띄어 변을 당한다. 아내에게 문자를 남긴 채 신진물산 건물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는 배 기사의 사정을 알게 된 서도철은 이 사건이 힘없는 노동자의 단순 투신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다. 자신의 재력과 권력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재벌 3세 조태오와 그의 오른팔 최 상무(유해진)는 돈으로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하지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목에 핏대 세우는 서도철은 오 팀장(오달수), 미스 봉(장윤주), 왕 형사(오대환), 윤 형사(김시후) 등 광역수사대 식구들과 함께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관객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오락영화다.

 감독: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97-3)미션

미국 첩보기관 IMF의 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작전 수행 도중 의문의 단체에 납치당한다. 자신을 공격한 단체가 미지의 테러조직 ‘신디케이트’임을 직감한 그는 정체 모를 의문의 여인 일사(레베카 퍼거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다. 이 소동을 알 길 없는 CIA와 미국 정부는 IMF를 해체시켜버린다. 아무런 소속 없이 하루아침에 CIA의 위험인물로 간주된 에단은 신디케이트 조직과 CIA 양쪽으로부터 모두 추적당하는 신세가 된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돌연 사라졌던 에단이 갑자기 나타나 전략 요원 브랜트(제레미 레너)와 IT요원 벤지(사이먼 페그), 그리고 해킹 요원 루터를 오스트리아와 영국 등지로 불러 모은다. 고전적인 첩보 스릴러 장르의 향취를 그대로 재현해내면서도 액션영화로서의 매력 또한 포기하지 않는다.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출연: 톰 크루즈, 제레미 레너, 사이먼 페그, 레베카 퍼거슨

어른들 눈물샘 자극한 이유 <인사이드 아웃>

(97-3)인사이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화가 날 때나 두려움에 떨 때 당신의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 안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감정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각각의 캐릭터로 보여준다. 그 캐릭터들이 있는 곳은 라일리라는 소녀의 감정 콘트롤 본부.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라일리는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감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감정을 캐릭터화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애니메이션의 발상이 남다르다는 걸 말해준다. 흥미로운 건 어른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후반부에 이르면 뭉클한 감동에 어쩔 수 없이 찡한 눈물을 경험하게 해준다.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기쁨 목소리 역), 필리스 스미스(슬픔), 빌 하더(소심)

낭만의 정서가 담긴 매력적인 애국 영화 <암살>
(97-1)암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작전에 지목한다. 한국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 폭탄 전문가 황덕삼! 김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임시정부 경무국 대장 염석진은 이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암살단의 타깃은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와 친일파 강인국. 한편, 누군가에게 거액의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이 암살단의 뒤를 쫓는데… ‘친일파 청산’과 ‘역사 바로잡기’와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영화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정서(경성 시절의 문화, 클래식 & 재즈 음악), 고전 누아르와 스릴러를 연상시키는 편집과 영상, 독보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들의 개성을 통해 낭만의 정서가 담긴 매력적인 애국 영화를 완성했다.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조진웅, 오달수, 최덕문

괴수물이 되어 돌아온 신 쥬라기공원 <쥬라기 월드>

(97-2)쥬라기

‘쥬라기 공원’이 문을 닫은 지 22년,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공룡들을 앞세운 ‘쥬라기 월드’는 지상 최대의 테마파크로 자리잡는다. 하지만 새롭게 태어난 하이브리드 공룡들은 지능과 공격성을 끝없이 진화시키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하는데… 스필버그가 남긴 <쥬라기 공원>의 과거의 유산을 잘 이어받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처럼 과거의 장점과 현시대의 새로움을 이어받은 하이브리드한 작품과도 같다. 초반부, 과거의 ‘쥬라기 공원’ 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은 ‘쥬라기 월드’라는 테마파크로 재개장 된다. 첨단 모노레일을 통해 공원으로 이동한 관광객들 앞에 거대한 크기의 입구가 흥분과 기대 속에 열리게 된다. 과거 <쥬라기 공원>의 배경, 소품, 명장면과 설정을 적절하게 빌려와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신선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완성하는 진화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빈센트 도노프리오

너무나 인간적인 ‘휴먼 스릴러’ <극비수사>

(97-1)극비

한 아이가 유괴된 후, 수사가 시작되고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담당이 된 공길용 형사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극비수사를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가족들은 유명한 점술집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만 이미 아이가 죽었다는 절망적인 답만 듣게 되고, 마지막으로 도사 김중산을 찾아간다. 아이의 사주를 풀어보던 김도사는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보름째 되는 날 범인으로부터 첫 연락이 온다고 확신한다. 보름째 되는 날, 김도사의 말대로 연락이 오고, 범인이 보낸 단서로 아이가 살아있음을 확신한 공형사는 김도사의 말을 믿게 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모두가 아이의 생사보다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 상황 속에 공형사와 김도사 두 사람만이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는데…오래전 유괴된 아이를 구출했지만 여러 배경적인 이유로 조명받지 못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그린 실화 극이다.

감독:곽경택, 출연:김윤석, 유해진, 송영창, 장영남

식상하지 않은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심야식당>

(97-3)심야

도쿄의 번화가 뒷골목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식당이 있다. 모두가 귀가할 무렵 문을 여는 ‘심야식당’이 바로 그곳.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가 영업시간인 ‘심야식당’은 주인장이 가능한 요리는 모두 해주는 식당이다. ‘심야식당’의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는 손님들의 허기와 마음을 달래줄 음식을 만들고, 그곳을 찾는 단골손님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베스트셀러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심야식당>은 과거를 알 수 없는 마스터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미 제작됐던 TV 드라마의 극장판으로 도쿄의 화려한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행렬과 쓸쓸함을 물씬 머금은 주제가, 마스터의 독백으로 식당을 소개하는 오프닝 시퀀스를 그대로 적용한다. 음식을 매개로 사랑, 향수, 감사의 감정을 전달한다.

 감독:마쓰오카 조지, 출연:코바야시 카오루, 오다기리 조

살 수가 없다. 죽을 수도 없다. 그럼에도 <산다>

(97-1)산다

일한만큼 돈을 받고 받은 만큼 먹고 산다. 강원도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청년 정철(박정범)의 인생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 간단한 명제가 정철에게는 언제나 문젯거리다. 임금을 떼먹고 도망간 팀장 대신 정철에게 임금 독촉을 해대는 현장 동료들과의 충돌 속에서 정철은 부모님을 잃은 후유증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누나(이승연), 그녀 대신 돌봐야 하는 어린 조카와 함께 이 추운 겨울을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한다. 하지만 정철은 이런 악조건에서도 틈만 나면 지난 여름 홍수에 반파된 집을 고치는데… 박정범 감독이 <무산일기> 이후 4년 만에 연출한 장편영화다. 탈북자의 삶을 소재로 한 <무산일기>와 마찬가지로 <산다>의 주인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좌초된 무산계급이다.

 감독:박정범, 출연:박정범, 이승연, 신햇빛

손바닥으로 하늘도 가리게 만드는 부정 <모두의 천사 가디>

(97-2)가디

해안 지역의 작은 마을 므샤칼에서 존경 받는 음악 교사 레바(조르주 카바즈)는 학창시절 첫사랑 라라(라라 레인)와의 결혼에 성공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가디(이마누엘 카이랄라)가 탄생한다. 하지만 특수 장애를 안고 태어난 가디는 매일 밤 발코니에서 괴성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다 악마로 불리기 시작하고, 주민들은 가디를 내몰기 위한 항의를 시작한다. 아들을 보호 시설로 보낼 수 없는 레바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작전을 세운다. 과연 가디가 마을 사람들을 구원할 천사라는 행복한 거짓말에 성공하고 무사히 마을에 남을 수 있을까? 비현실적이고 어설픈 천사의 날개 짓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인 이유는 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천사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와 착하게 살고자하는 소박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감독:아민 도라, 출연:조르주 카바즈, 라라 레인, 이마누엘 카이랄라

위기의 부부와 3남매의 좌충우돌 휴가 <해피 홀리데이>

(97-2)해피

<BBC엔터테인먼트>에서 방송된 시트콤 중에 <우리집 아이들>(Outnumbered)이라는 작품이 있다. 부모보다 아이들의 수가 많다는 의미에서 ‘아웃넘버드’라는 원제를 가지고 있는 이 시트콤은 천방지축 3남매와 부모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독특한 점은 아역배우들에게 할당된 대사의 상당 부분이 그들 각자의 애드리브에 의존했다는 것인데, 이 시트콤을 보고 나면 어른 작가들이 차마 발견하지 못한 일상의 편린들을 어린이들이 얼마나 재치 있게 포착해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해피 홀리데이>는 시트콤 <우리집 아이들>의 크리에이터 앤디 해밀턴과 가이 젠킨이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가족 드라마다. 시트콤을 통해 다뤘던 소소한 가족의 일상을 보다 긴 드라마로 확장하고 싶었던 두 작가는 <우리집 아이들>이 그렇듯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재기 넘치는 애드리브를 섞어 <해피 홀리데이>를 만들었다.

 감독:앤디 해밀턴, 가이 젠킨, 출연:로자먼 파이크, 데이빗 테넌트

일상의 공감에서 오는 위로 <위아영>

(97-4)위아

뉴욕의 저명한 다큐멘터리 감독 조쉬(벤 스틸러)와 그의 아내 코넬리아(나오미 왓츠)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자유로운 영혼의 힙스터 커플 제이미(아담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만나면서 마치 20대의 젊은 날로 돌아간 듯 파란만장한 하루하루를 지낸다. 하지만 만남이 거듭되면서 일상에 돌파구가 될 줄 알았던 생활이 또 다른 짐처럼 느껴지자 조쉬 부부는 혼란에 빠지는데… 노아 바움백 감독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생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웃지 못 할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능청스레 관찰하며 때론 웃고 때론 응원한다. 멈추지 않는 시간이 야속하다 느낄 때 공감을 주는 따뜻한 영화다.

감독:노아 바움백, 출연: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프리드

베라 브리튼의 회고록을 담은 실화영화 <청춘의 증언>

(97-1)청춘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베라라는 여인이 주인공인데, 그녀는 누군가의 누나이자 연인이자 흠모의 대상이다. 그녀가 맺어온 관계에 중점을 두고 전쟁의 참상을 돌아본다. 베라(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집안의 반대와 여성을 억압하는 상황에 맞서 작가의 꿈을 키운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베라는 독학으로 옥스퍼드에 입학한다. 에드워드(태론 에거턴)는 누나의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든든한 동생이다. 에드워드의 친구 빅터(콜린 모건)는 베라를 짝사랑하지만 변변한 고백조차 못한다. 그사이 베라는 문학도 롤랜드(키트 해링턴)에게 마음을 뺏긴다. 어느 날 전쟁이 발발하고 세 남자는 참전을 결심한다. 이들의 영향으로 베라는 학업을 중단하고 종군 간호사가 된다. 전쟁영화임에도 아군과 적군의 대치 상황을 중심으로 한 전쟁 이미지가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는 여주인공의 발언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다. 실존 인물인 베라 브리튼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실화영화다.

감독:제임스 켄트, 출연:알리시아 비칸데르, 킷 해링턴, 태론 에거튼

인생을 배우게 된 남녀의 이야기 <엘리노어 릭비: 그남자 그여자>

(97-2)엘리

뜨겁게 사랑했던 코너(제임스 맥어보이)와 릭비(제시카 차스테인). 하지만 어느 날, 예고없이 릭비가 사라져버리고 릭비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코너는 그녀를 찾아다니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한 릭비. 코너를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벗어나려 할수록 그가 그리워진다. 분명 사랑 영화지만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 정의를 본다면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인 <엘리노어 릭비>는 극 중 여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비틀즈의 노래 제목으로 극 중 부모가 이 음악을 토대로 지어준 이름으로 설정되었다. 세 편의 독립된 영화로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코너와 릭비의 시선을 모두 담은 [그남자 그여자] 외에도 [엘릭노어 릭비: 그남자] [엘릭노어 릭비: 그여자]를 통해 이별과 사랑에 대한 두 주인공의 입장과 심리를 이야기하며 신비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감독: 네드 벤슨,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이자벨 위페르

정반대의 두 육신에 직면한 중년의 남자 <화장>

(97-3)화장

‘화장’은 같은 발화의 형태를 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반대의 뜻을 헤아려야 하는 단어다. 몸을 치장하는 화장(化粧)이 생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 시신을 불에 태우는 화장(火葬)은 죽음을 향한 가장 직접적 통과 절차다. 임권택 감독은 김훈 작가의 단편 <화장>을 토대로 이 정반대의 두 육신에 직면한 중년의 남자, 그 심리를 여행한다. 암투병 중이던 아내(김호정)의 임종을 맞은 화장품회사 마케팅팀 중역인 오 상무(안성기). 그는 죽어가는 아내를 간호하는 동안, 회사에 새로 들어온 홍보팀 대리 추은주(김규리)에게 마음을 뺏기는 자신을 발견하고 고뇌한다. 대변조차 제 의지로 가리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내를 곁에 두고 곱게 치장한 다른 여자의 육체를 탐하는 남자의 이야기지만, 도덕이나 윤리적 비난의 지점에서 벗어나 별개의 문제로 치환된다. 그건 이 고통스런 속앓이에 전립선염을 앓으며 늙어가는 오 상무의 육체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현재진행형의 공포를 일깨우다 <후쿠시마의 미래>

(97-4)후쿠

2011년 3월11일,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전세계를 경악에 빠뜨린 이 사고는 몇 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조금씩 잊혀졌다. 하지만 일본 내, 특히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공포다. 일본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17명의 평범한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조사단을 만들어 체르노빌을 방문한다.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26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체르노빌 사고의 후유증을 목격한 일본 시민조사단은 더 깊은 시름에 빠진다. 과연 후쿠시마는 체르노빌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체르노빌이라는 과거가 곧 후쿠시마의 미래라는 뼈아픈 통찰.

 감독: 이홍기, 내레이션: 김미화, 장르: 다큐멘터리

스무 살의 막막함을 위로하는 유쾌함 <스물>

(97-1)스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잉여의 삶을 지향하는 인기절정의 백수 치호(김우빈),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쉴틈 없이 준비하는 생활력 강한 재수생 동우(이준호), 대기업 입사가 목표인 최강 스펙의 엄친아지만 술만 마시면 돌변하는 새내기 대학생 경재(강하늘)는 뭐든지 다 해도 되는 나이 스무 살이 되었지만 사랑도 인생도 쉬운 게 하나 없다. 스무 살 동갑내기 세 친구는 각자의 선택과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데… 돌이켜보면 행복했지만 당시에는 치열했던 시절이 스물이다. 현실의 막막함은 그들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부인되기 십상이라 더욱 힘들다. <스물>은 그런 이십대 청춘과 눈높이를 함께 하고 등을 토닥이는 친구 같은 영화다.

 감독:이병헌, 배우: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희생의 또 다른 이름, 거짓말 <뷰티풀 라이>

(97-2)뷰티

1987년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테오, 마메르(아놀드 오셍), 예레미아(게르 두아니), 폴, 아비탈은 반군을 피해 수천 마일 떨어진 케냐의 난민촌으로 향한다. 난민들을 뒤쫓던 반군에게 아이들이 발각될 위험에 처하자 형 테오가 기지를 발휘해 아이들을 살리고 본인만 반군에게 잡혀간다. 13년 뒤, 난민촌에서 벗어나 미국에 정착할 기회를 얻어 비행기에 오른 네 사람. 낯선 미국 환경에 적응해 나가던 어느 날, 마메르는 케냐의 난민촌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는데… 난민촌에서 미국으로 갈 날을 꿈꾸는 동안 어느덧 어른이 된 아이들. 힘들게 미국에 도착하지만 그들이 생각했던 핑크빛 미래와는 다르다. 정체성과 가치관에 혼란을 느끼는 그들은 조국 수단의 척박한 땅이 그립다.

 감독:필리프 팔라도, 출연:리즈 위더스푼, 아놀드 오셍, 게르 두아니

<다이버전트>보다 긴박감을 더한 <인서전트>

(97-3)인서

다이버전트들이 정부로부터 사회체제를 와해시킬 위험한 부류로 지목되면서 특별한 운명을 지닌 ‘트리스’ 역시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최고 권력자 ‘제닌’의 음모였지만 자신 때문에 엄마와 아빠,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에서 분노로 가득한 트리스. 함께 도망친 연인 ‘포’와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고 반란군 ‘인서전트’를 조직해 전쟁을 시작한다. 한편, 제닌은 그들 세계의 비밀을 품고 있는 상자를 찾는다. 창시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이 상자는 특별한 다이버전트가 다섯 분파를 상징하는 다섯 가지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열리고, 트리스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는데… 전편 <다이버전트> 보다 나아진 작품으로 특유의 긴박감을 느낄 수 있다.

감독: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일상이 무서워지는 ‘악몽’같은 호러영화 <팔로우>

(97-4)팔로우

19살 제이는 멋진 남자친구와 근사한 데이트를 한 그 날 이후,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불안에 떨게 한 것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존재가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다는 것! 알 수 없는 정체는 언제 어디서나 제이 앞에 나타나 그녀의 일상을 서서히 옥죄어오고, 악몽보다 더한 공포와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팔로우>는 한동안 보기 힘든 창의적인 호러 영화만의 법칙을 선보여 2014년 세계 유수의 영화제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서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등장한 유령 같은 영화다. 우리의 일상을 보는 듯한 생생함, 심리적 요소까지 자극해 영화가 끝난후 일상에도 잔상처럼 남겨진다.

 감독:데이빗 로버트 미첼, 출연: 마이카 먼로, 케어 길크리스트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리바이어던>

(97-1)리바

바닷가 외딴집에 자동차 정비공 콜랴(알렉세이 세레브리아코프)와 아내 릴랴(옐레나 랴도바), 아들 로마가 산다. 이들이 살던 땅이 개발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콜랴의 가족은 내쫓길 위기에 처한다. 콜랴는 시 당국의 회유를 거부한다. 콜랴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시장 바딤은 어느날 밤 콜랴의 주거지에 무단 침입해 협박한다. 콜랴는 시장을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 드미트리와 함께 경찰, 검사, 판사를 찾아가지만 누구도 이들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급기야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콜랴가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리바이어던은 성경속 바다 괴물이자 상상의 동물을 가리키는 말로 토머스 홉스의 저서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전통적 의미의 리바이어던과 오늘날의 리바이어던을 형상적으로 잇는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괴물이다.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다니엘레 델푀의 실화 바탕한 <엘리제궁의 요리사>

(97-2)엘리

프랑스의 외딴 지방 페리고르에서 송로버섯 농장을 운영하던 라보리(카트린 프로)는 우연한 기회로 대통령(장 도르메송)의 개인 셰프를 의뢰받고 엘리제궁으로 입성한다. 그녀는 유능한 보조 니콜라(아르튀르 뒤퐁)의 도움을 받아 관저의 딱딱한 시스템을 유연하게 대처해나간다. 화려한 격식보다는 어린 시절 먹던 가정식을 원하는 대통령의 입맛을 금세 만족시키지만, 수십년간 엘리제궁의 음식을 전담했던 주방장의 시기는 짙어만 간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업무와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주방의 곱지 않은 시선에 라보리는 회의를 느낀다.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졌던 다니엘레 델푀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사람 때문에 힘들죠? 나도 그래요.” 대통령은 라보리의 주방을 직접 찾아 그녀가 만든 송로버섯 요리를 겸상하며 지친 그녀에게 위로를 전한다.

돈과 사랑을 좇는 자들의 ‘아메리칸드림’ <태양을 쏴라>

(97-4)태양

미국 LA에서 변변한 직업 없이 살아가던 존(강지환)과 첸(박정민)은 우연히 땅속에 파묻혀 황천길을 건널 뻔한 보스(안석환)를 구해준다. 그 일을 계기로 둘은 재즈바를 운영하는 보스의 왼팔과 오른팔이 된다. 어느 날, 재즈 싱어가 되길 꿈꾸는 보스의 여자 사라(윤진서)가 보스의 돈가방을 들고 도망친다. 큰돈을 버는 게 꿈인 첸과 사라와의 사랑을 꿈꾸는 존은 사라진 돈가방과 사라를 찾아 각자의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하려 한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2006), <도쿄택시>(2009),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011, 박철수 감독과 공동연출)을 만든 김태식 감독 작품.

혼자 도망친 비겁한 남편 <포스 마쥬어>

(97-1)포스

여기 비겁한 남편이 있다. 스키여행을 떠난 토마스(요하네스 바 쿤게)와 가족들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눈사태가 일어나는 광경을 목격한다. 눈보라가 식당으로 밀어닥치는 순간 토마스는 가족들을 버린 채 혼자 도망친다. 다행히 식당을 덮친 건 눈사태 여파로 인한 눈 먼지였고 사람들은 모두 무사하다. 하지만 아내 에바(리사 로벤 콩슬리)는 토마스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부부 관계에 생긴 균열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다. 북유럽 특유의 건조한 유머가 곁들여진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게 화면을 연출한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수상작.

 감독:루벤 외스트룬트, 출연:요하네스 쿤케, 리사 로벤 콩슬리, 크리스토퍼 히브주

익명의 사이버 폭력이 현실로 <소셜포비아>

(97-3)쇼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탈영병의 자살 소식에 ‘잘 죽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대중의 공분을 산 레나(하윤경). 레나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인기 BJ 양게(류준열)를 중심으로 레나 현피 원정대가 조직된다.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도 현피에 참여한다. 레나의 집에 쳐들어간 8인의 현피 원정대는 목을 매달아 자살한 레나를 발견한다. 순식간에 모든 비난의 화살은 현피 원정대로 향하고, 현피에 참여한 전력이 경찰시험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얘기를 들은 용민은 레나의 타살 의혹을 제기한다. 그날부터 지웅과 용민은 레나를 죽인 범인을 찾아나서고, 조사를 하던 중 유명한 키보드워리어였던 레나에게 명예살인을 당한 사람 중 하나가 현장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독립스타상,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감독조합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영화. 익명성의 위험으로 인식되던 사이버 폭력이 더이상 익명의 뒤에 숨지 않고 실명의 물리적 폭력으로 연계되는 다양한 장면들은 섬뜩함을 자아낸다.

 감독:홍석재, 출연:변요한, 이주승, 류준열, 하윤경

충격과 전율의 숨막히는 음악 영화 <위플래쉬>
97-4 위플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마일즈 텔러)는 우연한 기회로 누구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또한 동시에 최악의 폭군인 플렛처 교수(J.K. 시몬스)에게 발탁된다. 폭언과 학대 속에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플렛처의 지독한 교육방식은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집착을 끌어내며 그를 점점 광기로 몰아넣는데… 재즈계의 전설로 추앙받는 ‘버드’ 찰리 파커는 무명 시절 한 오디션 장에서 리듬 섹션과 박자도 못 맞추는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고, 참다못한 드러머 조 존슨은 그에게 심벌즈를 내던진다. 혹자는 그 사건이 찰리 파커를 전설로 이끌게 한 계기라 말한다. 플렛처 교수는 이 일화를 말하며 “내가 존슨이 되어서 너희를 찰리 파커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한다. 87회 아카데미(2015) 남우조연상(J.K. 시몬스), 음향상(크레이그 만 외 2명), 편집상(톰 크로스) 수상.
감독:데미언 차젤, 출연:마일즈 텔러, J.K. 시몬스, 폴 라이저

먼 곳의 ‘성인’보다 가까운 이웃 ‘선인’ <세인트 빈센트>
97-3 세인

엄마와 단둘이 새 집에 이사 온 올리버(제이든 리버허)는 첫날부터 옆집의 까칠한 할아버지 빈센트(빌 머레이)와 악연을 맺는다. 등교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열쇠를 뺏겨 집에 못 들어가게 된 올리버는 얼떨결에 빈센트의 손에 맡겨진다. 올리버를 경마장, 술집에 데려가고 애인인 스트리퍼를 밤의 여인이라며 망설임 없이 소개하는 빈센트. 하지만 빈센트가 학교 악동들에게서 올리버를 구해주고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가르쳐주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올리버는 고집불통 외골수에 괴짜 같아 보이지만 따뜻하고 인간적인 빈센트를 자신의 멘토로 삼게 된다. 그 사이 빈센트는 더욱 심해지는 경제난과 갑작스런 위기를 맞게 되는데…
감독:테오도어 멜피, 출연:빌 메레이, 나오미 왓츠, 제이든 리버허

인간 세상으로의 모험 <스폰지밥 3D>
(97-2)스폰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TV애니메이션, 원작 전세계 170개국 21개 언어로 번역, 2013년 <니켈로디언> 선정 ‘가장 많이 보는 프로그램 톱50’ 중 43개 부분 석권 등 화려한 타이틀의 인기 애니메이션 <보글보글 스폰지밥>이 3D로 돌아왔다. 집게 사장이 운영하는 집게리아의 게살버거는 비키니 시티 최고의 인기 메뉴. 어느 날, 절찬리에 판매되던 게살버거 레시피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집게리아의 종업원 스폰지밥은 친구인 뚱이, 징징이 그리고 레시피 분실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플랭크톤과 함께 게살버거 레시피를 찾아 나선다. 게살버거 레시피가 해적 버거수염에게 있다는 걸 알아낸 스폰지밥과 친구들은 레시피를 되찾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모험을 떠난다. 영화는 크게 스폰지밥과 플랭크톤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넘나드는 전반부와 육지로 올라와 버거수염과 싸우는 후반부로 나뉜다.

 예술과 삶을 담아낸 걸작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

(97-4)제네시스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전쟁과 기아의 현장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찾기 위해 언제나 카메라를 들었다. 전쟁과 기아의 현장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태초의 순수를 간직한 자연풍경들을 복구하기 위해 한 그루의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바스치앙 살가두는 2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기적의 숲을 만들어내며 인간성을 회복했다. 그렇게 사진계의 거장은 오늘도 사진을 찍으며 나무를 심는다. 포토그래피의 어원부터 살펴보자는 빔 벤더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을 담담하게 전시한다. 사진 거장의 예술과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여느 입체영화 못지않게 입체적인 다큐멘터리다.

 감독:빔 벤더스,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두, 출연:세바스치앙 살가두

어디에 ‘포커스’를 두어야 하나?<포커스>

(97-3)포커스

베테랑 사기꾼 `니키`(윌 스미스)는 사기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신참내기 사기꾼 `제스`(마고 로비)와 사랑에 빠지지만 너무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그녀를 떠난다. 그리고 3년 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마주치게 된 두 사람이 동시에 한 명의 백만장자를 노리게 되면서 일이 꼬이게 되는데… 훔치는 범죄 영화 ‘케이퍼 무비’를 지향하는 <포커스>는 윌 스미스와 마고 로비 라는 섹시한 이미지를 활용한 매력적인 로맨스 영화를 더했다. 영화는 이 두 개의 장르를 차례대로 진행해 완벽한 로맨스 케이퍼 무비를 완성하려 했다. 상대의 시선을 흐리게 한 후 본 목표물에 집중하라는 ‘포커스 방식’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사기의 정석’.

 감독:글렌 피카라, 존 레쿼, 출연:윌 스미스, 마고 로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황홀한 마술적 리얼리즘 <버드맨>
(97-1)버드맨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은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할리우드 톱스타가 됐지만 지금은 한물간 대중 스타다. 리건 톰슨은 잊힌 꿈과 명성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지만 이미 대중과 멀어진 그에게 현실은 이상과 거리가 멀다. 이제껏 작품으로 인정받은 적이 없는 리건 톰슨은 재기의 강박과 자금 압박에 시달린다. 게다가 리건 톰슨이 연극에 캐스팅한 배우 마이크(에드워드 노튼)는 통제 불가능한 행동을 일삼고, 무명배우 레즐리(나오미 왓츠)는 불안에 떤다.

한편,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는 딸 샘(엠마 스톤)은 SNS 계정하나 없는 리건 톰슨을 비웃으며 그의 브로드웨이 도전에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고, 연극계를 좌지우지 하는 평론가는 리건 톰슨에게 악평을 예고하는데… 지난달 22일 제87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 촬영상을 받았다. 영화는 최다 부문(9개)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감독: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출연: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97-1)조선

코믹에도 명품이 있다.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정조 19년. 한때는 왕의 밀명을 받던 잘나가는 특사였으나 무슨 이유인지 미운 털이 박혀 외딴 섬에 유배되어 버린 조선 제일의 명탐정 김민. 찾아오는 이라곤 지난 날 함께 했던 파트너 서필과 매일 같이 동생을 찾아달라며 오는 어린 소녀뿐이다. 그러던 중 김민은 조선 전역에 불량은괴가 유통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잠자고 있던 탐정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결국 유배지 이탈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불량은괴 유통사건과 행방불명 된 소녀의 동생을 찾기 위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사상 최초로 동시에 두 사건 해결에 나선 조선 명탐정 김민과 서필!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모의 여인 히사코로 인해 명콤비의 수사는 더욱 혼선을 빚게 된다. 과연 이들은 의문의 두 사건을 해결하고, 화려한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감독:김석윤, 출연:김명민, 오달수, 이연희

(97-2)나이트

모든 언론인이 꼭 봐야 하는 영화 <나이트 크롤러>

루이스(제이크 질렌할)는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특종이 될 만한 사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TV 매체에 고가에 팔아넘기는 일명 ‘나이트 크롤러’를 보게 된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나타나 현장을 스케치하고 전화를 통해 가격을 흥정하는 그들에게서 묘한 돈 냄새를 맡은 루이스는 즉시 캠코더와 경찰 무전기를 구입하고 사건현장에 뛰어든다. 유혈이 난무하는 끔찍한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촬영해 첫 거래에 성공한 루이스는 지역채널의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남다른 감각으로 최상의 시청률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하는 루이스는 자신의 촬영에 도취돼 결국 완벽한 특종을 노려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르는데… ‘괴물 같은 인간’이라는 단어가 있다. 천부적 재능을 발휘하는 인물을 지칭하는 의미지만, 선과 악의 정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선을 넘어버린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감독:댄 길로이, 주연:제이크 질렌할, 르네 루소

(97-3)이다

엄숙한 시간 끝에 찾아 온 떨림 <이다>

고아로 수녀원에서 자란 소녀 안나(아가타 트르체부코브스카)는 수녀가 되기 직전 유일한 혈육인 이모 완다(아가타 쿠레샤)의 존재를 알고 그녀를 찾아 간다. 하지만 완다는 안나가 유대인이며 본명은 이다라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하고, 안나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진 안나, 그리고 완다는 가족사에 얽힌 숨겨진 비밀을 밝히기 위해 동행을 시작하는데…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폴란드를 집권한 공산당은 반유대주의적 숙청 운동을 진행한다. <이다>는 반유대 캠페인이 절정이던 1968년보다 6년 앞선 62년을 배경으로 한다. 4:3 화면비의 쓸쓸한 흑백영상은 전후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던 폴란드인의 정서적 황량함을 느끼게 한다.

 감독:파벨 파블리코브스키, 출연:아가타 트르체부코브스카, 아가타 쿠레샤

((97-4)그레이

 “기록 경신은 했는데…” 후폭풍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순수한 사회 초년생인 여대생 ‘아나스타샤’는 어느 날, 아픈 친구를 대신해 모든 것을 다 가진 매력적인 CEO ‘크리스찬 그레이’의 인터뷰를 맡게 된다. 단숨에 사람을 매료시키는 그의 마력에 ‘아나스타샤’는 순식간에 빠져들고, 그 역시 순수한 아나스타샤를 점점 더 알고 싶어지게 된다. E.L 제임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에로틱 로맨스로 개봉과 동시에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전 세계 56개국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아바타>, <트와일라잇>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화려한 성공만큼 불어닥친 후폭풍 또한 만만치 않다. 작품에 대한 논란, 일부 부정적인 여론, 해외 언론과 평단의 반응은 ‘극과 극’ 상태. 폭력피해여성지원단체와 ‘反포르노영화시민단체’는 학대행위를 성적 ‘쾌락’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영화표를 살 돈으로 폭력피해 여성을 지원하자”라는 ’50 Dollars not 50 Shades’ 캠페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감독:샘 테일러-존슨, 주연:제이미 도넌,다코타 존슨

(97-1)꿈

희망을 남기는 꿈과 현실의 의기투합 <꿈보다 해몽>

연신(신동미)은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는 공연장을 뛰쳐나온다. 무작정 공원으로 향한 연신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육아로, 또 성공한 커리어로 인해 예전처럼 친구들과 쉽게 만날 수 없다. 헤어진 남자친구에 대한 미안함,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아쉽게 빼앗긴 기회에 대한 서러운 마음에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소주를 따라 놓고 담배를 꺼내 문 연신 앞에 미스터리한 형사가 나타나는데… <꿈보다 해몽>은 무명배우 연신과 그녀의 전 남자친구, 자칭 ‘꿈을 좀 아는’ 형사 등 세 사람을 주축으로 최소한의 등장인물과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며 독특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감독: 이광국, 출연: 유준상, 신동미, 김강현, 장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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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리틀

한 끼에 담긴 노동과 숭고한 가치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시내로 나가려면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은 숲 속 같은 코모리 마을. 도시에서 생활하다 쫓기듯 고향으로 돌아온 이치코(하시모토 아이)는 자급자족 생활을 시작한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과 채소로 매일 식사를 준비하며 과거와 마주하고, 엄마와의 시간을 추억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온몸을 감싸는 듯한 습함을 리얼하게 표현한 여름을 시작으로 제철 재료로 만드는 소박하지만 건강한 음식과 이를 얻기까지 힘든 노동, 기다림의 시간을 기꺼이 감내해내며 웰빙과 힐링을 충족하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고향에 정착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잔뜩 움츠리고 서서히 소통을 시작하는 연약한 이치코가 있다.

 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하시모토 아이, 미우라 타카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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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킹스

화끈한 액션과 유머감각을 겸비한 스파이 <킹스맨>

빈민가 출신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해병대 출신에 전직 국가대표 체조선수라는 경력과 높은 IQ에도 불구하고 반항아 기질로 인해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에그시의 인생은 전설의 베테랑 요원 해리 하트(콜린 퍼스)를 만나며 완전히 바뀐다. 경찰서에 구치된 에그시를 구제한 해리 하트는 에그시의 탁월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를 국제 비밀정보기구 ‘킹스맨’ 면접에 참여시킨다. 에그시의 잠재력은 목숨을 위협하는 극한 훈련을 거치며 서서히 깨어난다. 에그시는 자신의 아버지 또한 ‘킹스맨’의 촉망 받는 요원이었으나 해리 하트를 살리기 위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최고의 요원 중 하나로 성장한 에그시는 마침내 최종 멤버 발탁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악당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을 마주하게 되는데…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태론 에거튼, 장르: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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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쎄시봉

복고 흥행 열풍 토론토에서도 이어갈까 <쎄시봉>

영화 ‘쎄시봉’이 복고 열풍을 타고 토론토에서도 흥행할지 주목된다.

‘쎄시봉’은 젊음의 거리 무교동을 주름잡던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배경으로, 트윈폴리오의 탄생 비화와 그들의 뮤즈를 둘러싼 애틋한 러브스토리를 펼친다. 당시 대중 음악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트윈폴리오가 사실은 3명의 트리오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했다. 윤형주와 송창식이 결성한 트윈폴리오에 가상 인물 오근태가 더해진다. 또 이들과 어울렸던 조영남, 이장호 등 실존인물들이 더해져 추억으로 안내한다. 노스욕 시네플렉스, 다운타운 영-던다스관에서 곧 개봉 예정이다.

 감독: 김현석, 출연: 김윤석, 정우, 김희애,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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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오마르

깊은 오해가 좌절시킨 한 인간의 삶 <오마르>

오마르(아담 바크리)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가르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을 매일 넘는다. 젊고 날렵한 그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그 벽을 넘지만 상황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 오마르와 친구들이 함께하는 조직은 팔레스타인 해방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아직 어린 그들의 조직은 불안정하고 무엇을 위해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오마르는 친구이자 조직의 우두머리인 타렉(이야드 후라니)의 여동생 나디아(림 루바니)와 사랑에 빠져 달콤한 미래를 계획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곧 군인 사살 사건과 관련하여 이스라엘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다. 오마르는 수사 과정에서 아무것도 자백하지 않았지만 같은 식탁에 앉아 죄수인 양 위장하고 있던 수사관에게 중얼거린 것이 화근이 되어 90년형 위기에 처한다. 타렉을 밀고하면 모든 것을 덮어주겠다며 내보내는데…

 감독: 하니 아부-아사드, 출연: 아담 바크리, 림 루바니, 이야드 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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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폭스

금메달리스트를 살해한 억만장자 <폭스캐처>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는 금메달리스트인 형 데이브(마크 러팔로)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형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던 그는 어느 날 존 듀폰(스티브 카렐)으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스카우트 전화로 형에게서 독립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존 듀폰과 마크의 ‘행복한’ 조우는 잠시뿐이었다. 마크에게 만족하지 못한 존 듀폰은 다시 그의 형 데이브를 찾게 되고, 마크와의 갈등이 불가피해진다. <카포티>와 <머니볼>에 이어 베넷 밀러 감독이 주목한 실화는 199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어난 전대미문의 사건, 바로 금메달리스트를 살해한 억만장자 존 듀폰 사건이다. 정신이상, 코카인 중독 등의 원인이 거론됐지만 실제 존 듀폰의 범행 동기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감독: 베넷 밀러, 출연: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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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주피터

우주로 확장된 ‘매트릭스’ <주피터 어센딩>

목성이 유난히 빛나던 밤, 태어난 ‘주피터’(밀라 쿠니스). 머나먼 은하의 별을 꿈꾸는 그녀의 현실은 이민자 가족들과 청소업을 하는 비루함뿐이다. 그러나 스카이 재커 ‘케인’(채닝 테이텀)이 주피터를 찾아 지구에 오면서 모든 운명이 달라진다. 주피터는 사실 자신이 지구의 주인이며 또한 인간은 아브라삭스 가문이 키우는 농작물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매트릭스>로 영화계의 신기원을 완성했던 워쇼스키 남매의 작품. 지구와 지구인들은 우주의 경제를 위해 ‘잠시’ 필요한 수단이었으며, 그 자원을 독점하기 위한 갈등요인에 불과했다. 이 상황을 타개해줄 영웅은 인간 사회에서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지닌 ‘이민자 처녀’.

감독: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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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내 심장

두 청춘의 절박함 <내 심장을 쏴라>

수리희망병원이라는 정신병원에 스물다섯 동갑내기가 입원한다. 승민(이민기)과 수명(여진구)이 그들이다. 재벌 집안 서자로 태어난 승민은 이복형제들의 유산상속 갈등에 휘말려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 당한다. 수명은 어린 시절 겪었던 사고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 6년째 정신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있다. 두 사람이 입원한 정신병원에는 저마다 상처를 지닌 환자들이 있다. 조울증 환자 김용(김정태)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수면제 없이 잠을 못 잔다. 젊은 시절 서커스단에서 말 묘기를 부렸던 만식(김기천)은 아끼던 말 ‘또별’이 죽으면서 정신이 나간 치매 환자다. ‘갇혀서 미쳐가는’ 승민과 ‘미쳐서 갇힌’ 수명은 김용, 만식 등 동료 환자들의 도움을 받아 정신병원 탈출을 시도한다. 소설 <7년의 밤> <28>을 쓴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감독: 문제용, 출연: 여진구, 이민기, 유오성, 김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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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웰컴

너무 다른 우리, 친구 될수 있을까 <웰컴, 삼바>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의 삼바는 레스토랑 허드렛일, 고층빌딩 유리창 닦기 등 돈 되는 일이라면 극한의 일도 마다지 않는 남자다. 그렇다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의 삶까지 망쳐버릴 만큼 멍청하진 않다. 반면 헤드헌팅 회사의 임원 엘리스는 감당하기 힘든 업무량에 시달리다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린다. 모든 것이 불만이고 걱정인 엘리스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웰컴, 삼바>는 이렇듯 정반대의 캐릭터인 삼바와 엘리스가 이민자센터의 불법거주자와 자원봉사자로 만나 서로를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담는다. 프랑스 국민들이 사랑하는 배우 오마 사이와 샬롯 갱스부르가 삼바와 엘리스를 연기한다. <언터처블: 1%의 우정>을 만든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동명 소설 원작. 2014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작.

감독:마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출연:오마 사이, 샬롯 갱스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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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빅

최고의 그림을 둘러싼 진실 게임 <빅 아이즈>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기에 훌륭함이 틀림없다”고 앤디 워홀은 <빅 아이즈>를 평했다. 기이한 논리다.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고 실로 괴상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사랑했다. 팀 버튼의 신작 <빅 아이즈>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키치 회화를 그린 킨 부부의 행적을 따라간다. 이혼 후 딸과 함께 생활하는 싱글맘 마가렛(에이미 애덤스)은 부동산 업자이자 자칭 화가인 윌터(크리스토프 왈츠)와 재혼하여 결혼생활을 시작한다. 수완가였던 윌터는 마가렛의 그림을 자신의 것으로 홍보하기 시작한다. 한편 마가렛은 자신이 진짜 창작자임을 딸에게까지 감춘 채 골방에서 그림을 그리며 소진되어갔다. 고급예술과 키치, 지도비평과 가십, 우아함과 저급함, 종교와 세속을 뒤섞은 채 이들의 경계를 오간다.

감독: 팀 버튼, 출연: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토프 왈츠, 크리스틴 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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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트라

대사․자막․음악 없이 손끝으로 전하는 <트라이브>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된 소년 세르게이(그레고리브 페센코)는 어쩔 수 없이 학교를 휘어잡고 있는 조직(The tribe)의 일원이 되고 그들과 어울려 지낸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곧 한 소녀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의 비밀스러운 관계는 그의 삶을 뒤바꾸게 된다. 세르게이는 이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조직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 하는데… 대사도 자막도 음악도 없이 진행되는 <트라이브>의 주인공은 청각 장애우들이다. 하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카메라는 소리에 민감하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배우들과 미로슬라브 슬라보슈비츠키 감독이 준비한 야심찬 공연의 기록물과 같다. 타 영화에서 주로 대사의 음조로 표현되는 인물의 감정은 배우들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근육의 긴장 상태와 손놀림의 속도로 전달된다.

 감독:미로슬라브 슬라보슈비츠키, 출연:그레고리브 페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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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허삼

가족을 위해 피를 파는 서민 아버지 <허삼관>

돈 없고 대책 없고 가진 것도 없지만 뒤끝만은 넘치는 남자 허삼관(하정우)은 마을의 절세미녀 허옥란(하지원)에게 한눈에 반한다. 허옥란에게는 이미 하소용이라는 남자가 있지만 허삼관은 포기하지 않고 온갖 물량공세로 마침내 결혼 승낙을 받아낸다. 부부의 연을 맺은 허삼관과 허옥란은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세 아들 일락, 이락, 삼락을 낳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을에는 허삼관의 큰 아들 일락이 허삼관이 아닌 하소용을 닮아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진다. 중국 소설가 위화의 베스트셀러 ‘허삼관 매혈기’를 스크린에 옮긴 <허삼관>은 희극적인 상황의 저변에 깔린 서민들의 비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1950~60년대 충청남도 공주를 배경으로 한다. 가족을 위해 피를 팔아야 했던 가난한 아버지의 처절함이 가슴 깊숙이 박힌다.

 감독: 하정우, 배우: 하정우, 하지원, 남다름, 노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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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아메

삶과 죽음의 세계에 영웅의 인간적 시선 <아메리칸 스나이퍼>

이라크전 참전 미군 사이에서 레전드라 불렸던 크리스 카일의 에세이를 영화화한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왜 이 시대의 거장이라 불리는지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미군 네이비실 최고의 저격수였던 크리스 카일은 수많은 적군의 목숨을 빼앗았고, 그만큼 아군의 목숨을 지켰다. 모래 태풍이 화면을 가득 채운 채 벌어지는 시가전은 숨막힐 정도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카일의 활약상도, 이라크전의 이데올로기적 합리화도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전쟁터는 옳고 그름이 사라지고, 삶과 죽음만 남겨진 세계다. 4차 파병까지 자진 참전한 크리스와 미국으로 귀환해 가장으로 살아가는 크리스의 모습. 전쟁터의 악몽은 일상마저도 집어삼켜버린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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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강남

‘강남’ 개발의 ‘비열한 잔혹사’ <강남 1970>

1970년, 강남땅을 향한 위험한 욕망이 춤추기 시작한다!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는 호적도 없는 고아다.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사는 둘은 유일한 안식처였던 무허가촌의 작은 판잣집마저 빼앗기게 된다. 종대와 용기는 건달들이 개입된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얽히게 되고 그곳에서 서로의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된다. 3년 후, 종대는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 준 은퇴한 조직 두목 길수(정진영)의 바람과 달리 잘 살고 싶다는 꿈 하나로 건달 생활을 한다. 정보와 권력의 수뇌부에 닿아있는 복부인 민마담(김지수)과 함께 강남 개발의 이권다툼에 뛰어든 종대는 명동파의 중간보스가 된 용기와 재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종대와 용기는 정치권까지 개입된 의리와 음모, 배신의 전쟁터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되는데…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를 있는 ‘거리 3부작’의 대단원.

 감독: 유하, 출연: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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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터너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미스터 터너>

19세기 영국, 화가 터너(티모시 스폴)는 독특한 화풍과 재능으로 명성을 쌓았지만 여전히 자신이 원하는 풍경을 찾아 유럽을 떠돌아다닌다. 아버지(폴 제슨)가 세상을 떠나자 터너는 집안일을 돌봐주던 한나(도로시 앳킨슨)와의 애매한 관계를 내버려둔 채 여행 중에 만난 소피아(마리온 베일리)와 사랑에 빠진다. 화가들의 이야기는 영화감독들의 끊임없는 매혹의 대상임에 분명하다. <비밀과 거짓말>과 <세상의 모든 계절> 등으로 잘 알려진 감독 마이크 리를 사로잡은 화가는 풍경화가 윌리엄 터너다. 1851년에 세상을 떠난 터너의 마지막 25년을 담고 있다. 빛과 풍경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터너였던 만큼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화면들이다. 영화의 몇몇 장면들은 터너의 그림을 떼어다 옮겨놓은 듯 황홀하다.

감독: 마이크 리, 출연: 티모시 스폴, 폴 제슨, 도로시 앳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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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아이

캐나다 자비에 돌란의 장편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여 헤어짐의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랑을 깨닫는다.” 기 드 모파상의 말로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시작한다. 후베르트(자비에 돌란)는 예술적 감성과 삶의 비밀과 과잉된 분노 등으로 점철된 10대 소년이다. 그의 어머니(안느 도발)는 그를 홀로 키우고 있다. 후베르트의 눈에 엄마는 좀 칠칠맞고 둔감하며 폐쇄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싸우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그들은 차 안에서, 집에서 혹은 언제 어디서든 서로 싸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후베르트가 시골의 기숙사 학교로 전학을 가던 날, 그는 어머니에게 따지듯이 묻는다. “만약 오늘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냉정하게 침묵하며 돌아선 듯했지만, 어머니는 아들의 등 뒤에 대고 들리지 않는 독백으로 말한다. “그럼 나는 내일 죽을 거란다.” 캐나다의 촉망받는 젊은 감독 자비에 돌란의 장편 데뷔작이다. 돌란이 16살에 써놓은 시나리오로 제작했고 그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해 좋은 연기도 보여준다.

감독:자비에 돌란, 출연:자비에 돌란(휴버트 미넬 역), 안느 도발(찬탈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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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바티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 <바티칸 뮤지엄>

괴테가 인간이 지닌 위대한 가능성의 절정이라 칭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화>가 보존되어 있는 바티칸 박물관은 500여년의 역사 속에 종교와 예술을 아우른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다. 24개 미술관, 1400실의 방에 깃든 종교 미술의 긴 역사를 한 시간 남짓의 다큐멘터리 안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영화는 40여점을 선별해 관람 체험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다. 감독 루카 드 마타는 1997년 3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7시간에 달하는 바티칸 박물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는데, <바티칸 뮤지엄>은 이 작업의 압축판이자 3D 효과를 입힌 또 다른 작업이다. 3D 화면에 더해 조명의 사용, 느린 카메라 워크, 웅장한 음악 등을 통해 박물관을 방문한다 해도 결코 볼 수 없는 이미지를 구현한다. 내레이션이 동행하는 <바티칸 뮤지엄>은 관객이 걷는 대신 자리에 앉아 카메라가 인도하는 대로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다.

 감독: 루카 드 마타, 출연: 채시라(내레이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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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3)패딩

가족영화로 딱! 말썽이 흐뭇하다 <패딩턴>

폭풍우로 집과 가족을 잃은 말하는 꼬마 곰은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 위해 페루에서 영국까지 ‘무작정’ 여행을 떠난다. 런던에 도착한 꼬마 곰은 패딩턴 역에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게 되고, 브라운 가족은 꼬마 곰에게 ‘패딩턴’이란 이름을 지어 준다. 패딩턴은 가족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지만,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그러면서 브라운 가족과 패딩턴은 끈끈한 가족의 정을 쌓게 된다. 한편, 말하는 곰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박제사 밀리센트(니콜 키드만)는 패딩턴을 노린다. 유쾌한 가족 영화다. 곰과 사람이 새로운 가족이 된다는 것, 황당하다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게다. 이 작품은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알 만한 엄마들은 다 아는 탄탄한 원작이니 곰과 사람이 어떻게 가족이 되느냐고 의심하지 말길. 애초 말하는 곰이라는 설정부터 판타지다.

감독: 폴 킹, 출연: 니콜 키드먼(밀리센트 역), 벤 위쇼(패딩턴 목소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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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4)빅

디즈니와 마블의 환상의 콜라보 <빅 히어로>

천재 공학도 ‘테디’가 개발한 힐링로봇 ‘베이맥스’! ‘테디’의 동생이자 로봇 전문가인 ‘히로’는 도시가 파괴될 위기에 처하자 ‘베이맥스’를 슈퍼히어로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과연 이들은 도시의 위험을 막아낼 수 있을까? 원작인 마블 코믹스 <빅 히어로 6>는 일본의 수도 도쿄를 배경으로 한 일본적인 분위기와 색채가 강한 히어로물이다. 이러한 이국적인 정서와 배경이 가족적 분위기가 강한 디즈니 특유의 정서적 만남이란 점에서 궁금증을 불러왔지만 <빅 히어로>는 그러한 잡념과 거리가 먼 신나는 SF와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결합된 작품이었다. 마블과 디즈니의 정서가 만나 완성된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이다. 도쿄와 샌프란시스코가 결합한 가상의 도시 ‘샌프란쇼코’. 동서양의 문화적 정서가 하나가 된 이곳에서 다양한 과학적 지식은 물론 창의적인 로봇을 만드는 재능을 지닌 14살의 천재 소년 히로(라이언 포터)가 살고 있다.

 감독: 돈 할, 크리스 윌리엄스, 목소리 출연: 라이언 포터, 다니엘 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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